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망우리공원 만해 한용운

정종배 2019. 4. 14. 10:49

 

 

 

 

망우리공원 만해 한용운/정종배

ㅡ주님 수난 성지 주일

 

 

망우리공원 사색의 길을 걷다

꽃가지는 꽃눈을 흔들어

꽃을 피워 내민다

꽃샘바람 불어와 움츠리다

고스톱 쓰리피 먹어가듯

봄볕에 꽃잎 펼쳐

벌나비 불러 들여

사랑의 열매를 매단다

손 맞잡고 입 열면

꽃 향기 묻어난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신부님 강론에

잉태부터 인간으로 존중하여

헌법재판소 낙태 위헌 판결을 비판했다

합헌 결정 두 분 재판관의 소수의견

우리도 잉태되어 빛을 봤다

우리도 낙태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교 나이가 점점 낮아져 12.6세

한 해의 낙태 예상 숫자는 100만 안팎이다

만해는 나라가 힘을 쓸려면

적어도 인구가 일 억명은 되어야 주장하며

스님도 결혼 할 것을 주문했다

아픈 엄마 읍내 병원에서 낙태 수술 받고 와

두어번 누워 계신 모습이 떠오르고

막내 여동생 남동생 사이에

태어나 함께 하였다면

어떤 동생이었을까

내 딸과 아들 사이

삼각산 백운대 등산 갔다

제 에미 뱃속에서 떨어진 놈 생각에

눈 앞이 흐려져

성체 모신 걸음걸이 더디었다

고개 숙여 명복을 빌었다

가지에 꽃이 피면 꽃가지다

내 마른 손에도 꽃이 피어

눈을 뜨면 꽃밭이고

입을 열면 꽃터널이길 기도한다

우리는 누구나 꽃가지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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