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망우리공원

정종배 2020. 3. 18. 22:41

 

 

 

 

 

망우리공원/정종배

 

 

생강나무 강원도엔 동백꽃이라우

박인환 유택 가는 길섶에 입을 연다

굶기를 밥먹듯 환장해 숨을 거둔

이중섭 최학송 유택엔 개암나무 꽃숭어리 내단다

"폭정 12년-경무대의 비밀" 칼날 붓을 휘두른

김석영 유택엔 개나리 꽃이 핀다

3.1운동 안동 시장 시위대 이끈

독립운동가 김병진 묘지는

볕이 얼씬 못해 올해도 헐벗은 채 봄을 맞는다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차중락 유택 앞 참나무

연리지 가슴 터질듯 껴안아 손을 쓸 수 없다

오늘도 저녁노을 뒤이어

잃어버린 도시의 별빛을 대신하는

꽃들이 피어 있는 집으로 가는 길 향기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