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망우리공원 어버이날

정종배 2020. 5. 7. 22:36

 

 

 

 

 

 

 

 

 

 

 

 

 

 

 

 

 

 

 

 

 

 

 

 

 

 

 

 

 

 

망우리공원 어버이날/정종배

 

 

수평선은 파도가 한 번도 쉬지 않고 낳은 선

수평선은 저어가 잡을 수 없지요

어머니 사랑도 그렇지요

사랑합니다

어머니

 

낙이망우(樂而忘憂) 망우리공원

 

어느 집 묘역 ‘秀麗동산’이라 명하고 묘지 뒷면에 이렇게 새겼다.

 

엄한 위엄속에서 섬세한 애정으로 밥알한톨 아껴 남의 어려움 살피시다 싱그러운 젊음으로 여기 秀麗동산에 편히 잠드셨네

六월 어느날 이른 歸鄕 길에 오르심은 훗날 저희들 마중을 위한 등불의 준비 때문 아버지의 두 귀 잡고 뽀뽀하며 안녕을 빕니다

 

독립운동가 어버이의 장한 힘이 나라사랑 주춧돌을 놓았다

 

망우리공원에 유택 현재 남아 계신 분

서동일 오재영 이병홍 김병진 서광조 조봉암 오기만

한용운 박희도 문일평 오세창 방정환 유상규 이영학

김분옥 김춘배 유관순 이강덕 장덕수

 

망우리공원에서 이장하신 분

나운규 김영랑 김정규 문명훤 김승민 강학린 박찬익

김진성 서병호 박원희 김사국 안창호 백대진 조종완

최백근 김봉익 이인영 나용환 박동완 홍병기 이종일

김기만 이탁 허위

 

독립운동가 명문가

유관순 오기만 허위 김춘배

 

부부 독립운동가

김사국 박원희

 

3.1혁명 민족대표 33인

오세창 한용운 박희도 나용환 박동완 이종일 홍병기

 

끝뫼 김말봉 소설가

딸만 넷인 집 막내딸을 사내아이처럼 길러 여장부로 길러냈다

 

영랑 김윤식 시인

열네 살 꼬마신랑 아내 잃고 서울 공부하다 최승희에게 반했으나 집안 반대로 결혼 못하자 집 뒤안 동백나무 목을 매는 소동을 지켜봤다

 

눈물에 실려 가면 산길로 칠십리

돌아보니 찬바람 무덤에 몰리네

서울이 천리로다 멀기도 하련만

눈물에 실려 가면 한 걸음 한 걸음

 

뱃장 위에 부은 발 쉬일까보다

달빛으로 눈물을 말릴까보다

고요한 바다 위로 노래가 떠간다

설음도 부끄러워 노래가 노래가

-김영랑 '눈물에 실려 가면'

 

대향 이중섭 화가

세 살 때 아버지 여의고 예민한 감수성에 소향이라 호를 짓자 기왕이면 대향(大鄕)이라 바꿔준 여장부 어머니. 일본에 보낸 가족 그리워 통음하며 음식을 거부한 예술혼

 

노필 영화감독

영화는 히트했으나 제작자와의 문제로 가장으로서 집 한 칸 물려주려 졸업한 경기고등학교 뒷산 삼청공원에서 영화처럼 목을 맨 아버지의 치명적 눈물겨운 가정사랑

 

산남 채동선 바이올린연주자 작곡가

어릴 적 순천까지 걸어가지 않고 통학 시켜 서울 독일 유학 보냈으나 바이올린 연주자로 돌아온 아들을 바라보았을 어버이 마음

 

박인환 시인

경기중학 다니며 영화관 출입하여 퇴학당해 한성야간 잠시 적을 두고, 학병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평양의전 다니다 해방 뒤 돈을 모아 마리서사 서점을 열고 당시 문인들의 사랑방 구실을.....

 

함세덕 극작가

인천고 상업계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하지 않고 서점에 점원으로 책을 읽다 단골인 삼오당 김소운 소개로 동량 유치진을 통해 극작가로 태어났다

 

영주 최신복 아동문학

소파 방정환 유택을 망우리에 마련을 주도하고 돌보기 위해 수원 선영 나두고 망우리공원 소파 아래 부모님 모시고 갓난아기 무덤을 쓴, 여동생 최순애 동요 '오빠생각'의 오빠 영주 최신복

 

석남 송석하 민속학자

일본 유학 중 관동대지진 충격으로 상경계열 공부하다 민속학의 태두가 되었다

 

춘사 나운규 영화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삼천리 강산 너머 온누리 아리랑 노래 널리 심고 가꾼 그 노래와 춤

 

김이석 소설가

6.25한국전쟁 북에 두고 온 식구들 생각에 말없이 작가들 돌본 애비의 심정

 

호암 문일평 사학자

6.25한국전쟁 북으로 간 식구들 걱정에 통의동 백송과 기침을 함께하며 역사 연구에 몰두했다

 

서해 최학송 소설가

서해가 죽자 며느리와 손자 둘을 앞 세워 함경도 성진으로 떠날 때 어머니의 그 마음....

 

함이영 작곡가

12살부터 2살까지 일곱 자식 눈에 밟혀 어찌 먼길 가시었을까

 

차중락 가수

그 잘 나가던 가수가 스케줄을 감당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했을 때 애끊은 아픔

 

만송 이기붕 박마리아

이화여중 2학년 첫째 딸 심장병으로 참척당해 쓴 애절한 비문

 

강희야 귀한 강희야

어두운 밤 무서워말고

눈보라 빗바람에 떨지말고

천사 너를 직히리니

여기 고히고히 잘쉬여다우

요단강 건너가 다시만나자

一九四九년 十一月 二十二日

애닲은 아빠 李起鵬

엄마 朴마리아

 

박동훈 박동성 형제

꽃도 피우지 못하고 봉오리로 단명한 두 형제 비문을 세운 어버이......

 

죽산 조봉암

여고생 딸 구명운동 가슴 찢어지는 사내 대장부 큰 뜻 하나 하나 풀어내고 있습니다

 

초허 김동명 시인

망우리공원 신립 장군 평산 신씨 문희공파 신사임당 친정이 고향인 신석우 여장부, 강릉을 떠나 원산 함흥에서 늦깎이 아들 공부 시키려 옹기장수 기독교인으로 갖은 노력으로 민족시인.....

 

명온공주

순조 첫째 공주로 정신병을 앓아 죽도궁 비운의 생을 마감할 때 궁궐의 고요한 아픔

 

김사국 박원희 사회주의 운동

아들 부부 앞세운 어버이 마음 상상할 수조차 죄가 되지요

 

삼학병 김명근 박동진 김성익

일제 학병으로 끌려갔다 살아 돌아온 귀한 생 좌와 우 이념 대립 총탄으로 잃은 집안의 기둥 무너지는 그 소리......

 

조용수 민족일보

뛰어난 조직력과 언론인으로 민족의 꽃을 피울 인재 사형 집행 때 다른 사형수보다 더 질긴 목숨 객사 죽음이라 집 안에 들어 보내주지 않고 늦은 밤 꽁꽁 언 망우리공동묘지 땅을 팔 때 그 어버이 뜨거운 눈물방울.......

 

매헌 박승직 두산그룹 씨앗 두산상회 창립자

열네 살 농사짓다 가출하여 애오개 시장에서 기름을 받아 망우리고개 근방에서 팔고 망우리고개 넘다, 다리 다친 가죽장사 가죽을 넘겨받아, 돈을 벌어 장사 수완 터득하여 두산그룹 싹을 틔웠다

 

아사카와 다쿠미 산림 민예연구

한국의 산과 사람과 민예품을 사랑하다 뜻을 다 펼치지 못하고 가신 걸음 걸음 발걸음 잣나무 향기입니다

 

지평선은 농부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짓는 선

지평선은 뛰어가 잡을 수 없지요

아버지 사랑도 그렇지요

사랑합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