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IMF 외환위기 20주년

정종배 2017. 11. 17. 08:55

 

 

IMF외환위기 20주년

 

개미는 제 몸무게 여섯 배의 식량을 입에 물고 옮기어 식구를 먹이고

벼룩은 자기 키의 100배 이상 뛰어올라

동물의 피를 뽑아 살아간다

모든 종의 3%만 뼈대 있는 절대 소수 동물

그 중에 인간은 벼룩의 간만큼 극 소수

모든 종의 2/3 이상의 곤충도 뼈대가 없다

뼈대 있는 사람으로

퇴근 후 산책 길에 만나는

오래된 곤충호텔

못질 한 번이나

지푸라기 하나라도 채웠는지

오늘 아침 출근하며 종로3가역 긴 의자를 비워두고 찬 바닥 위에 빈박스 몇 장 깔고 앉아 한파를 피하는 노숙자 곁을 지나 다짐했다

서랍에 넣어둔 명퇴 신청서를 기어이 제출하여

주변 사람들이 불편하게 바라보는

네 의자를 비워줘야겠다

단풍철 울긋불긋 등산복이 만개한 소요산행 환승열차에 올라탔다

'정종배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인 윤동주 생가 가는 길  (0) 2017.11.20
달항아리  (0) 2017.11.20
신이문역 오동나무  (0) 2017.11.16
오동나무  (0) 2017.11.14
낙엽이 뒹굴며  (0) 2017.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