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외환위기 20주년
개미는 제 몸무게 여섯 배의 식량을 입에 물고 옮기어 식구를 먹이고
벼룩은 자기 키의 100배 이상 뛰어올라
동물의 피를 뽑아 살아간다
모든 종의 3%만 뼈대 있는 절대 소수 동물
그 중에 인간은 벼룩의 간만큼 극 소수
모든 종의 2/3 이상의 곤충도 뼈대가 없다
뼈대 있는 사람으로
퇴근 후 산책 길에 만나는
오래된 곤충호텔
못질 한 번이나
지푸라기 하나라도 채웠는지
오늘 아침 출근하며 종로3가역 긴 의자를 비워두고 찬 바닥 위에 빈박스 몇 장 깔고 앉아 한파를 피하는 노숙자 곁을 지나 다짐했다
서랍에 넣어둔 명퇴 신청서를 기어이 제출하여
주변 사람들이 불편하게 바라보는
네 의자를 비워줘야겠다
단풍철 울긋불긋 등산복이 만개한 소요산행 환승열차에 올라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