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성탄 전야

정종배 2017. 12. 25. 08:34

 성탄 전야


                    정종배



가난하고 소외된 이에게 선물을 안기듯

성탄 전야

밤을 새워 내리는 함박눈 소리에

우주의 신비를 고요히 바라볼 말씀을 기다린다

 

만해 한용운 시인은

님의 침묵 군말에서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것은 다 님이다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있다면 너의 그림자니라 하였다

 

김수환 추기경은 대담 중

가장 잘 하고

자주 하는 말은 거짓말이라 하였다

 

시인 구상 선생은

말에는 언령이 있으니

기어綺語를 조심하라

문단에 기웃대지 말고

발표지 구분 없이 내놓으라

시간마다 어눌하게 강조하였다

 

매일 아침 변비 똥을 누듯

카톡 밴드 카페 메시지

SNS에 올리니

눈 밝은 동기가

제 눈에는 쓰레기라며

죽비를 내리쳤다

 

내 몸 밖으로

밀어내는

모든 것에

소복소복 꽃이 핀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수 맨홀  (0) 2017.12.26
꽃봉오리  (0) 2017.12.25
도둑눈 ㅡ박용래 풍으로  (0) 2017.12.21
풀꽃  (0) 2017.12.20
오늘 하루  (0) 2017.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