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수세

정종배 2017. 12. 30. 10:59

 

수세


                     정종배


봄볕이 온다고 자랑하면서

가장 가까운 사람을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도 얼음 위에 서 있는 자입니다

 

제일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한겨울 볕 속에 머무르다

한 치의 오차없이 왔다 가는

철따라

뛰어넘는

징검다리입니다

 

가까운 사람을 미워하는 사람은

미망 속에 살면서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릅니다

미움이 눈을 멀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제일 가까운 사람에게

사랑한다

고백하십시오

올 해도 아직 이틀이나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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