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울력

정종배 2023. 2. 25. 09:26

울력

진관사 점심공양 힘으로
함월당 연등공방에서 도반들과 울력을 함께 했다

3.1절 행사에 사용할
백초월 스님이 일장기 바탕에 태극과 괘를 그린 태극기와
홍제루 금강역사 앞에다
신도들의 소원을 적어 매달 연등을 만들었다

남과 북이 연락하고 살아가길 손모아 빌었다
중생들의 소망이 오방색 연등으로 밝혀지길 합장했다

어릴 적 사방공사 나무심기
마을 골목 청소와 눈쓸기 풀뽑기 꼬랑치기 기우제 등
호남 3년 대가뭄과
새마을운동 한창일 때
이장인 임곡당숙 마이크로
상뫼당숙 회개성님 신촌동생 현화조카...
한 집에 한 사람씩 얼른들
아침 울력 싸게싸게 나오란말이오
집성촌인 고향의 산과 들 고샅에 퍼지는 목소리가
은은한 창호지에 배어들어
반세기 전 울력의 추억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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