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까치집

정종배 2018. 3. 29. 07:37

 

 

까치집

 

까치가 지을만한 나무에 마련한 둥지는

나뭇가지 간격이 넉넉해 드나들기 편하고 튼실하다

 

비바람 불어도

거센 태풍 몰아쳐도

눈보라 세차 앞을 가늠할 수 없이 흔들려도

 

까치집 번지는

꺾기거나 부러지고 말라 죽어 말소돤 적이 없다

 

해마다 어린 까치

날개를 펴

새 주소를 마련하려 어미 곁을 떠난다

 

나는 까치집을 내줄만한 나무인가

 

미세먼지 황사와 스모그를 마스크로 버티지만

골골거려

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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