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명자꽃

정종배 2018. 4. 2. 07:38

 

명자꽃

 

유리문 밖

시계가 확보 안돼

명자꽃 줄기를 자른다

반 남은 줄기가

수모를 메고간다

고통을 짊어진다

고난을 겪고난 뒤 순종을 배운다

마른 땅에 뿌리를 내린다

가까스로 꽃눈 잎눈 돋아난다

우러러볼 만한

위엄도 없다

바랄 만한

반할 만한

얼굴도 아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지나친다

 

아무리 앞 길이 어둡고 지치고 힘들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부르면 얼른 가 경청한다

향기로운 선물을 받아든

나는 진정 평안한가

불가능한 일은 없다

꽃눈 잎눈 틔운 소리로

봄날은 오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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