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꽃
유리문 밖
시계가 확보 안돼
명자꽃 줄기를 자른다
반 남은 줄기가
수모를 메고간다
고통을 짊어진다
고난을 겪고난 뒤 순종을 배운다
마른 땅에 뿌리를 내린다
가까스로 꽃눈 잎눈 돋아난다
우러러볼 만한
위엄도 없다
바랄 만한
반할 만한
얼굴도 아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지나친다
아무리 앞 길이 어둡고 지치고 힘들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부르면 얼른 가 경청한다
향기로운 선물을 받아든
나는 진정 평안한가
불가능한 일은 없다
꽃눈 잎눈 틔운 소리로
봄날은 오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