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팥배나무

정종배 2018. 6. 11. 06:35

 

팥배나무

 

        정종배

 

 

오뉴월

깊고 푸른 밤

가랑가랑 팥배나무

이파리에 가랑비가 내린다

 

미풍이 팥배나무 가지를

미소로 스리살짝 꼬드겼다

 

잎 끝에 매달려 머리통 굵어진

빗방울 아우성에

가을로 향해 가는 풋열매

사근사근 내딛는

발걸음 소리가 달디달다

 

애들아

칠팔월 폭풍우와 산새와

사람들 잘 넘기고

가을 잔치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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