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개쉬땅나무

정종배 2018. 6. 18. 06:46

 

개쉬땅나무

 

          정종배

 

 

여름 숲 외딴 곳에 자리잡아

눈에 띄지 않았다

 

작지만 또렷한 꽃봉오리

점점이 터지는 소리에

짙은 녹음 찬찬히 뜯어보다

어긋나거나 부족하지 않은 꽃잎들의

꽉 짜인 우주 쇼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름에 개자가 들어있어

하찮고 보잘 것 없다 지나치다

고개 숙여 눈을 맞혀

큰 사랑을 받는다

 

네 옆 제일 가까운 사람을 깊숙히 들여다보면

사랑의 향기는 걷잡을 수 없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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