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간첩훈련/정종배
김신조 일당이 박정희 목을 따고
청와대 까부스러 지났던
소나무 숲이 좋은
진관사 마음의 정원 산책길
수방사 야간사격 총소리가
밤하늘 별빛과 난무한다
1960년대말 모의간첩훈련
학다리중앙국민학교 울타리
40년 넘은 측백나무 개구멍을
고학년들이 잘지켜
교실에 폭파 딱지 못붙여
임시 휴교 되지 않아
원성을 들었다
학교에서 제일 먼 등굣길 꾸정다리 교각에
폭파 딱지 붙어버려 시냇물 에돌아 하교했다
4학년 2반 박광재 담임선생님
약대 다닌 아랫동생
월남전 참전하고 귀국하며 학다리역
미제선물 꾸러미 내리다
출발하는 통일호 발판에서
미끄러져 실족사로
가족들 피눈물에 젖고젖어
임시담임 집안 아재 정석규 선생님
한 달 근무하시며
학교 앞 1번 국도
검문소 이야기로
애들을 집중시켜 가르쳤다
광주행 직행버스 검문하던
지서 순경
사타구닐 자꾸 위로 젖히는
젊은이 권총을 숨겼는지
바지를 까 내려 살펴보니
커다란 양물.....
온몸으로 설명했다
맨 앞 자리
선생님의 막내딸 희영이는
고개를 내내 들지 못했고
누구도 말을 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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