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 발간을 축하하며

정종배 2017. 4. 2. 07:22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 교재 발간을 축하하며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 교장 박전열


오늘날 우리는 이전 시대와 달리 민족이나 국경에 얽매인 좁은 시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전과 같은 공간과 시간이라 해도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국가 간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지고 더욱 빠른 시간에 왕래가 가능하게 되며, 그만큼 이웃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물론 세계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젊은이들에게는 보다 넓은 세계관을 지니고 다양한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민족과 국경을 초월하는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이 있습니다.
  2015년 10월에 개교하여 올해 3회째를 맞이하는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는 여러분과 더불어 이러한 시대적 배경과 사명을 재확인하려 합니다.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는 개교의 기치와 이념으로 다음의 4가지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학생들에 대한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세계시민교육을 통해 구현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첫째, ‘인간의 가치 발견’입니다. 이는 일제강점기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산과 예술을 사랑하고, 한 국의 문화와 예술을 보호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헌신하신 아사카와 다쿠미 선생의 삶과 철학, 그리고 그의 업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입니다.
  둘째, ‘디아스포라적 사랑과 인류애’입니다. 이는 관동대지진 복구 지원 및 농촌 계몽 선교로 일본에서 활동 하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고국으로 쫓겨났다 미군사령부 통역장교로 다시 일본에 들어와, 전후 어려운 현실 의 일본 농촌과 일본 사람들을 위해서 농업, 축산, 그리고 교육 활동을 위해서 헌신하신 폴 러쉬 성공회 선교 사의 삶과 철학, 그리고 그의 업적을 통해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이념입니다.
  셋째, ‘극복의 미학 추구’입니다. 이는 전 중앙대학교 이사장으로서 우리나라 고등교육(문화 입국 및 교육입 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시고 겸손과 검소의 미덕을 몸소 실천하신 김희수 선생이 평생 실천하신 교육적 노 력과 실천을 통해서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가치입니다.
  넷째, ‘메세나와 봉사 정신’입니다. 현 수림문화재단 이사장과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 숙장이며, 젊은 시 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와 피나는 노력으로 사회적 성공을 이룬 바탕을, 가난한 예술인의 아낌 없는 지원과 우리나라의 숨겨진 보석 같은 예술인의 작품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는데, 누구보다 뛰어난 업 적을 세운 하정웅 선생의 삶과 업적에서 찾을 수 있는 중요한 가치입니다.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는 위의 4가지 교육적 이념과 가치를 높이 세우고 3년 동안 중학생, 고등학생, 일 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많은 교육 프로그램과 활동을 실시하였습니다.
  우선 ‘청리학’에 대한 이해와 연구, 그리고 학생, 일반 시민에 대한 대중화를 위해서 다양한 특강 및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실시하였습니다. 아사카와 다쿠미를 비롯한 많은 애국지사와 문화 예술인이 편히 잠들어 계시는 망우리공원에서 역사 인물에 대한 망우인문학과 추모제를 실시하였습니다. 도산 안창호, 위창 오세 창, 소파 방정환, 죽산 조봉암, 시인 박인환, 종두법 지석영, 소설가 최학송, 만해 한용운, 화가 이중섭 등 근 현대 우리나라 정치, 역사, 예술, 과학 등의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기시고, 보편적 인류애, 인간에 대한 사랑 과 봉사를 추구한 위인들의 업적을 학생, 시민들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현재의 우리가 우리 사회와 미래 를 위해서 실천할 수 있는 가치와 행동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또한 방정환 동요제, 윤동주 시 낭송회, 이중섭 미술대회를 통해서 학생들이 예술적 재능을 마음껏 뽐내고, 그 재능과 잠재력을 더욱 더 향상시킬 수 있는 동기와 기회를 부여하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7월에는 전남 영 암의 하정웅 미술관과 연계하여 견학 및 미술대회를 실시하고, 예술적 재능을 지닌 학생들을 발굴하여 그들 의 재능이 꽃 피울 수 있도록 청리은하숙 차원에서 다각적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년 1회 일본 청리은하숙과 연계하여 3박 4일간 한국 학생들과 지도 교사가 일본 청리은하숙과 리 쿄대학 주최 윤동주 시낭송회 등 교류하는 활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아사카와 다쿠미, 폴 러 쉬, 김희수, 하정웅 선생의 삶과 철학을 통해 보여주신 ‘청리학’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를 학생들이 현장에서 몸소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며, 수림외어학교, 일본 현지 학교와의 교류 활동을 통해서 상호간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조금은 멀게만 느껴지는 일본과 한국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되었 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저도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 교장으로서 학생들과 같이 일본 기요사토를 방문하였는데, 폴 러쉬 선생님이 만드신 숙소에서 지내다가 하루는 밤하늘을 보기 위해서 밖을 나갔을 때, 후지산 위로 보이는 수많 은 별과 은하수를 보면서 ‘청리은하숙의 은하가 기요사토의 밤하늘에서 이름을 따 왔다는 하정웅 숙장의 말 씀을 새삼 깨달았으며, 그 밤하늘의 밝고 따뜻하게 빛나는 ’은하‘가 세계시민학교가 지향하는 코스모폴리탄 의 세계정신과 인류애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의 교재를 정식으로 이번에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청리은 하숙 세계시민학교가 개교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 학교의 프로그램과 체계가 다소 부족한 가운데서 도 교재 편집과 발간을 위해서 정종배 숙장대행을 비롯한 지도 교사들이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런 노력 과 관심이 밑바탕이 되었기에 다소 부족하지만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 교재가 발간된 것은 학교 관계자 및 학생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세계시민학교 교재는 ‘청리학’의 기본 사상과 이념의 바탕이 되는 인물들의 삶과 철학, 업적에 대한 이 야기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아사카와 다쿠미, 폴 러쉬, 김희수, 하정웅 선생을 중심으로 그분들의 삶과 철학, 그리고 그들이 몸소 이룩하신 연구와 업적을 인물별 연보나 단원에 따라서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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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리학의 근간이 되는 네(4) 분의 삶과 업적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이 일본에게 어려움을 당하던 시기에 한국의 산과 민예에 대한 사랑을 한국인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으 로 승화시키며 죽어서도 한국에 묻힌 아사카와 다쿠미선생은 진정한 세계인으로 살다 가신 고귀한 분입니 다. 상대에 대한 깊은 애정과 배려라는 선생의 고귀한 정신은 오늘날에도 많은 한국인과 일본인에게 삶의 좌 표를 얻고 용기를 얻어 그를 기리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공회 선교사인 미국인 폴 러쉬는 일본의 산간지방인 청리 즉 기요사토에 낙농과 채소재배법을 헌신적으 로 지도하며 일생을 일본에서 생을 마감하며 사후에도 이곳에 묻혀 지금도 널리 일본인의 추앙을 받고 있습 니다. 민족이나 국경을 초월하여 자신이 지닌 능력과 사랑을 베푸는 삶보다 더 고귀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 다.
  우리 학교의 모체인 수림문화재단은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켜 대성하신 후에, 모국에서 중앙대학교 이사장 으로 헌신하신 김희수 선생을 기념하며 한국의 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후학양성과 문화발전 을 위하여 모든 것을 아낌없이 바치신 귀한 뜻이 우리 학교를 통하여 새로운 열매를 거두리라 기대합니다.
  수림문화재단의 이사장으로 청리은하숙 하정웅 숙장의 일본에서의 역경극복과정과 한국에서 헌신적인 봉 사활동은 이제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의 이상적인 운영과 인류 사랑의 실천으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교재에 청리학의 근간이 되는 위 네(4) 분들의 삶과 철학을 최대한 담아서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전하 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첫 술에 배부를 수 있으랴’는 한국 속담처럼 이번에 처음 발간하는 교재 에 이 분들이 삶과 가르침을 모두 온전히 담기에는 저희들이 부족할 것입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다’라는 우리의 속담처럼 이제 청리은하숙의 교재가 청리학이 지향하는 가르침을 세계에 보여주기 시작했으니, 앞으 로 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이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의 활동과 과정을 통해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하나씩 메 꾸어 간다면 머지않아 청리은하숙의 꿈이 ‘기요사토’의 밤하늘의 무수한 은하수처럼 밝고 또렷하게 빛나리 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 교재의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교재 발간에 힘쓰신 하정웅 숙장, 정종배 숙장대행 및 김영만 임대균 지도교사, 유시경 신부님, 수림문화재단, 중랑문화연구소 관계자분들에 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청리은하숙 세계시민학교 설립 및 취지를 좀 더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해, 2015년 10월 개교 당시 숙장 하정웅, 숙장대행 오자와 류이치, 숙장대행 정종배, 김영만, 박상인 선생님의 글을 재수록 하였습니다.
                                                                                                                                         2017. 02. .                                                      교장  박전열 (문학박사,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한일문화교류회의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