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전봉준

정종배 2018. 11. 13. 11:14

 

전봉준/정종배

 

 

600년 굳어버린 왕조를

양반의 낡고 해진 하늘을

팍삭 깨트렸다

사발통문

하나로

사람이 하늘이다

둥글면 누구나 주인이다

아직도 일제 잔재를 청산 못해 얼굴 풀지 않고

남과북 꽉 막힌 단절의 휴전선을 녹일듯

두 눈에 잉걸불이 활활 타는

전봉준 장군이

보신각 건너편 전옥서 자리에 앉기까지

123년 걸렸다

 

주권상실

일제강점

남북분단

이념대립

한국전쟁

독재정권

군구테타

산업혁명

이촌향도

경제개발

부의편재

환경오염

외환위기

탄핵정국

촛불혁명

전쟁위기

하청죽음

 

지지리 못난 후손을 나무라는

전봉준 장군의 눈빛으로

보신각 종소리 저절로 울린다

8000천만 겨레와

온 인류를 넘어서

우주의 평등과 평화와 자유를 위하여

종소리보다 한 발 앞서

절창인 사람들이

사람 속에

사람과 더불어

사람이 곧 하늘이다

하늘이 곧 사람이다

스스로 이름을 부르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불알 두 쪽 은은한 종소리로

오늘아침 발걸음 소리가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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