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이중섭

정종배 2018. 11. 22. 07:37

 

이중섭/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어린아들 태현 태성

아버지 이듕섭

게도

섶섬도

바다도

서귀포도

기다랗게 좁은 방 안

궐련을 입에 문

아버지 눈빛은

화가의 붓끝은 둥글다

단단하면서도 어리숙한

대향의 달항아리 순수를 이용해 먹은

주변인들의 모난 짓 말 할 수 없다

인두껍을 쓰고

그리고 있는 그림을 훔쳐가고

그림값 떼먹고

남덕여사 듕섭의 생활과 작품 제작에 보탬이 된다

일본에서 보낸 책값 중간에서 가로채

삯바느질 끝없이 이어져

어긋난 믿음으로 지금도 고통 받고

그림값 받으면 하룻밤에 날려버린 술 얻어먹고

삼팔따라지라 얕보고

뒤에서는 알게끔 앞에서는 모르게 굶겨 죽인

남조선 정치꾼 포획망에 매달린 날개잃은 아고리

그림 사가는 이에게

또 한 명 속였다고

좋은 그림 그려 다시 보내겠다 약속한

그 마음 끝끝내 지키진 못했지만

《응항》 표지화 문제로 구상은 남으로 튀고

남덕이와 복숭아 밭에서

북숭아 빼닮은 사랑을 둥글게 부쳤다

구상네 가족 세발자전거 바퀴를 돌리며

둥근 꿈을 둥글게 굴리며

세상 밖 모난 돌에 걸리어

적십자병원 무연고자 죽음으로

홍제동 화장장에 붓을 뉘었다

상이 심은 소나무는

상이 닮아 키가 껑중하고

비석에 가족애를 둥글게 새겨넣은

차근호 팍팍한 자살도 둥글다

대향 유택 소나무 그늘에 들어서면

가족이란 밥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고 사랑한다 둥글게 웃으면 그만이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망우리공원(인문학) > 망우인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색의 길  (0) 2018.12.16
망우리공원 기행  (0) 2018.12.08
홀로와 더불어  (0) 2018.11.17
전봉준  (0) 2018.11.13
봉화산  (0) 2018.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