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정종배
썩은 물이 흐른다
썩은 내가 흐른다
추석 무렵
큰 물이 쓸고 간 뒤
알을 낳기 위해 거슬러 오르는 잉어떼
멈췄다 내달렸다 휘도는 군무가
사람을 불러모아
동부간선도로 차량이 정체된다
경적소리 요란하다
성탄절이 따로 없다
언제 지탄의 똥물이 흘렸느냐 비웃듯
깨끗한 하상에 은백색 잉어떼
중랑천 뚝방 위
판자촌 술꾼들 술안주로
한입 가득 들어갔다는 무용담 시들한 뒤
자리잡은 나무들 나뭇잎도
이미 벌써 물들기 시작해
올가을 걷기 좋은 길로
단풍잎 색색이 볼만 하겠다
생명 탄생의 신비는
환경오염 문제 없이 비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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