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중랑천

정종배 2019. 1. 2. 12:01

 

 

 

 

 

 

 

 

 

 

 

중랑천/정종배

 

 

썩은 물이 흐른다

썩은 내가 흐른다

추석 무렵

큰 물이 쓸고 간 뒤

알을 낳기 위해 거슬러 오르는 잉어떼

멈췄다 내달렸다 휘도는 군무가

사람을 불러모아

동부간선도로 차량이 정체된다

경적소리 요란하다

성탄절이 따로 없다

언제 지탄의 똥물이 흘렸느냐 비웃듯

깨끗한 하상에 은백색 잉어떼

중랑천 뚝방 위

판자촌 술꾼들 술안주로

한입 가득 들어갔다는 무용담 시들한 뒤

자리잡은 나무들 나뭇잎도

이미 벌써 물들기 시작해

올가을 걷기 좋은 길로

단풍잎 색색이 볼만 하겠다

생명 탄생의 신비는

환경오염 문제 없이 비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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