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떡눈

정종배 2019. 1. 2. 12:32

 

 

떡눈/정종배

ㅡ아사카와 다쿠미 묘역에서

 

 

12월 초 때 아닌

눈이 온다

셀렌다

약속 없는 여인의

손전화 벨소리가 추억처럼 내린다

떠나버린 여인의 물기 잔뜩 머금은

코맹맹 소리가

푹푹 내려 쌓인다

떡눈이다

걱정이 앞선다

솔가지 부러지는 소리도 드높다

준비도 예고도 없이 선 채로 당한다

아사카와 다쿠미 묘역을 지키는 소나무는

가운데 줄기가 눌리어

견디지 못하고 부러졌다

사색의 길 위에

대책없이 떡눈을 맞다가

그대로 쓰러지는 사랑을 하고프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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