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두화 불두화 정종배 낮은 곳에 꽃눈을 틔운다 한낮에는 열기로 밤중에는 한기로 비가 오면 빗방울로 몸살을 앓으며 꽃이 핀다 바위가 뒤를 가려 바람 한 점 맛보지 못한다 햇볕은 이글거려 꽃봉오리 제일 먼저 터트렸다 여느 꽃 꽃향기 내밀기 전 꽃잎을 털어낸다 동그랗다 이르다 더디다 헤.. 정종배 시 2018.05.22
탱자꽃 탱자꽃 정종배 내 가시를 갖게 된 까닭은 겁주거나 협박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여 내 상처를 치유하고 내 안에 기쁨과 평화가 충만한 내 자신을 위해서 날카로운 사랑의 가시를 달빛에 길러 바람에 갈고 햇볕에 닦아 사랑의 꽃이 핀다 정종배 시 2018.05.14
죽단화 죽단화 정종배 똥색만 생각하고 황매화라 의심없이 페이스북에 올렸다 청운암 죽비가 날아왔다 덕운스님 죽단화입니다 길상사 주지스님 5년 동안 꽃밭을 일구며 어금니 다 잃고 어지간한 꽃이름은 척 보면 삼천리다 진향과 자야와 나타샤와 백석 시인의 사랑 이야기를 길상화 김영한 공.. 정종배 시 2018.05.14
금낭화 금낭화 정종배 연등에 불을 켠다 보름달 머금은 함월당 담장 아래 금낭화도 낭심을 까 뒤집어 연등을 켜 어깨를 나란히 흔든다 금낭화 향기가 들이받아 금빛 범종 소리가 봄밤을 꽃발로 걷는다 정종배 시 2018.05.14
함박꽃나무 함박꽃나무 정종배 누구든 꽂히면 정신없다 너에게 얼이 빠져 도봉산 북한산 울음산 곳곳을 헤맬 때 그늘진 북향 바위 사이 물소리 장단에 꽃을 피워 반겨맞아 주었다 길상화 김영한 진향이 자야와 나타샤로 백석을 그리워한 길상사 창문 앞 담장 너머 꽃이 핀다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 정종배 시 2018.05.13
제비꽃 제비꽃 정종배 꽃대를 세웠다 날렵하다 떡갈나무 꽃숭어릴 꼬드겨 몸에 감고 이슬 방울 느긋하게 모아 모아 꽃을 피워 봄밤을 즐긴다 제비꽃 꽃향기에 걸려들어 사랑을 찾아올까 정종배 시 2018.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