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향수 천연 향수 정종배 7교시 화법과 작문 독서록 수행평가 여학생 사이를 걷는데 선생님 향수 무엇 쓰세요 자연산 뭔데요 자가 생산 뭐에요 줄줄 센다 뭔데요 천연산이다 니들은 모른다 어버이날 딸한테 선물받은 향수와 화장실에 다녀오며 쥐어짜도 개운치 않은 앞부꾸리 눈물의 천.. 정종배 시 2018.05.10
봄꽃 봄꽃 정종배 봄볕에 꽃들은 제 사는 번지를 제 각각 빛깔의 문패를 내단다 벌나비와 사람들은 한 마음으로 문을 열고 환호한다 열매를 맺기위해 꽃을 지워 똑같은 문패를 내건다 다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동네라며 푸른 그늘을 펼친다 정종배 시 2018.05.10
오동꽃 오동꽃 정종배 오월 볕 좋은 날 오동꽃이 피었다 작년 묵은 가지에는 오동이 빠져나간 껍질이 꽃가지 아래에 그대로 달려있다 보란듯이 비바람 눈보라 다 이겨낸 훈장 없는 희망의 디자이너 예쁜 손녀 얻고 심은 오동나무 바라보며 흐믓하게 웃으시던 아버지 마음을 읽어본다 바람에는 .. 정종배 시 2018.05.09
팥배나무꽃 팥배나무꽃 정종배 보슬보슬 날리는 보슬비 소리가 팥배나무 꽃잎을 흩날린다 보도블럭 밑까지 울린다 토룡이 기어나와 보도블럭 틈 사이에 몸을 빼내 만행을 시작한다 한 소식 위하여 곡주 한 잔 올린다 정종배 시 2018.05.06
민들레 홀씨 민들레 홀씨 정종배 시인 박인환 유택을 지키는 민들레 홀씨는 세월이 가면 박인희 노래를 보슬보슬 내리는 보슬비와 손을 잡고 봄을 놓아주려 애를 쓴다 목마와 숙녀는 가을에 함께 가자 민들레 홀씨를 부추긴다 비 바람 비바람이 몰려온다 5월 2일 수요일 오전 박인환 유택 앞에.. 정종배 시 2018.05.05
애기똥풀꽃 애기똥풀꽃 정종배 황매화가 볕을 쬐지 못하고 응달에서 응아응아 젖주라 보채듯 노란 꽃잎 밀어내며 힘을 준다 건너편 언덕 위에 애기똥풀꽃들이 향기없이 어여뿐 응가를 곱게도 누고 있다 노란풍선 매달고 노란 모자 노란옷을 입은 코끼리유아원 아이들이 오월 아침 산책 나와 아장아.. 정종배 시 2018.05.05
모과꽃 모과꽃 정종배 신이문역에서 하행선 전동차를 간발의 차로 놓쳐 씩씩거리며 두리번거렸다 승강장 유리창 밖 담장 안 모과꽃이 피었다 꽃잎은 싱겁게 생겼다 모과향을 상상하기 쉽지 않다 잘 생긴 모과 몇 놈 거둬주지 않아 꽃가지에 매달려 썩고있다 삶도 때를 놓치면 저렇다 정종배 시 2018.05.04
장수꽃 장수꽃 정종배 바위 틈새 둥지를 튼 제비꽃 추울 때는 꽁꽁 얼고 더울 때는 금방 달궈 가물 때는 애를 태워 장마 때는 얼이 나가 살아온게 하루하루 축복이다 남보다 더 오래 버티고 기다리는 오기를 바탕삼아 조금 일찍 꽃피웠다 한 발 더 빨리 꽃을 지운다 살다보면 알게되고 살아진다 정종배 시 2018.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