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진관사 계곡에서

정종배 2019. 7. 14. 03:46

 

 

 

 

 

 

 

 

진관사 계곡에서/정종배

ㅡ오준 동율 혁과 함께

 

 

고3 문이과 맞교환 사건의 당사자인

수암 권오준과 또랑시인 연풍 정종배

고 동기인 묵계 조동율

갈보 대신 지보 손혁

지보의 동생 계송

지보와 수암의 어릴적 친구인 계산

계산의 친구 청송

일곱 우정들이

토요일 오전 11시 넘어

구파발 2번 출구에서

진관사 계곡으로 산행을 함께 했다

 

기록적인 마른 장마 이어진다

바람이 살랑거려 말라버린

소나무 향기를 추모한다

바위에 앉아 놀기 알맞게

구름이 능선에 걸렸다

마지막 호흡을 몰아쉬는

바위를 쥐어짜 계곡에서

가장 큰 웅덩이에 물이 넘쳐 흐른다

도룡용이 알탕을 즐긴다

지보 계산 묵계 계송 청송 수암 연풍

세족으로 여름을 열었다

북한산성 석축을 위하여

계곡 바위 떼낸 석공들의

힘쓰는 소리가 들린다

이순의 나이에 바위도

나무도 친구로 맞이한다

종이 술잔 부딪치며

다짐한 말대로 살아가자

바위 틈에 뿌리내린

돌단풍 거뜬하게 응원한다

마른 장마 별것인가

별빛 좋은 밤하늘 돌채송화

땅싸리 이슬방울 맺힌만큼

목을 축여 버텨왔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