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민들레꽃

정종배 2019. 8. 1. 17:52

 

민들레꽃/정종배

 

 

꽃 피고 새 우짖는

그 좋은 봄날 놓치고

한여름 뜨거운 바위 틈에

자리잡은 철부지 민들레꽃

사랑하라

내가 선택한 나의 꽃

내가 좋아하는 꽃

내 마음에 드는 꽃이다

다투지도 소리치지도 않으나

누구도 그 향기에

코 속이 뚫릴 수밖에 없다

부러진 꽃대는 꺾지 않고

향기나는 꽃잎은 시들지 않으리니

가난한 마음이 가난한 이웃을

내 몸과 마음과

온 힘을 다 하여

내 꽃처럼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