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물기둥
정종배
2019. 8. 4. 14:09
물기둥/정종배
나무는 숲을 낳고
숲은 물을 품고
물은 나무를 기른다
나무는 하늘을 향한 물기둥이다
물기둥은 하늘의 선물이다
선물의 보속은 사랑이다
사랑은 보상을 바라지 않지만
눈을 떼지 않아야
노을이 배들어 멧돼지가
사랑의 진흙탕 목욕하고
뻣뻣한 털 세워 등을 긁어대도
물기둥이 쓰러지지 않는다
숲은 사랑의 전쟁터이다
화를 내고 욕을 처먹고
꺼꾸로 서거나 눕는
사람도 물기둥 아닌가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