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월요일 산책길

정종배 2019. 8. 5. 09:35

 

 

 

월요일 산책길/정종배

 

 

꿀벌은 갯메꽃 꽃잎이

햇살이 쿡 찔러 오무리기 전

식전에 벌꿀 따러

신방을 옮겨다니기며

꽃가루와 바람피기에 정신없고

꽃이 피면 거미는 바쁘다

꽃향기 진하고 옅고에

거미줄 분양 평수와

이슬방울 무게가 달라진다

골짜기 깊이에 물소리 달라도

산안개 농도는 평준화다

상사화 꽃대는 순서가 있지만

그리운 마음은 쌍둥이다

유기견 2세가 멧돼지 등살에

어젯밤 편한 잠을

주차장 자갈밭 위에서 지새고

산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월요병에 어깨가 축 처진

샐러리맨 뒷모습이다

공중화장실 앞 CCTV 맨트가

주말만 입을 열게 조절해도

쓰레기는 변함없이 쌓이고

구청의 구호성 안내문만 늘어난다

삼각산 진관사 응봉 능선 바위는

아침 저녁 노을로

눈을 뜨고 배를 채워

천둥과 번개에도 꼼짝않고

소나기는 소나기로

눈보라는 눈보라로

삼복염천은 삼복염천으로

제 깜냥껏 바우며

한 치도 뒷걸음쳐 물러나지 않는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