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가을이다

정종배 2019. 11. 3. 22:12

 

 

 

 

 

가을이다/ 정종배

 

 

가을비가 다녀간 숲길은 쾌적하다

소나무숲 유기견 목소리 상쾌하다

진관사길 분주한 주차장 한적하다

연지원앞 쌓이는 돌탑들 몰뚝하다

개옻나무 물들은 단풍잎 떨어진다

느티나무 가리운 연리지 드러난다

가을달빛 떠오른 나무숲 어여쁘다

아미타불 아래의 제비꽃 힘겨웁다

누리장나무 씨앗들 새앙쥐 눈빛이다

천사나팔꽃 짓무른 꽃향기 어지럽다

11월 첫주말 숲 속의 진혼곡

나뭇잎 메마른 소리가

빗방울로 갈증의 목을 축여

가는 계절 옷깃을 잡는다

가을비가 숲의 질서를 확인하며

겨울맞이 점검을 마무리 짓는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