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소프라노 임선혜

정종배 2019. 11. 3. 23:12

 

소프라노 임선혜/ 정종배

 

 

왜관 성베네딕도수도원 대강당

시인 구상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

'오늘서부터 영원을'

작지만 당차게 가을을 즐기는

애기단풍잎 한 잎이

100년 시인의 생애를 물들인다

11월 2일 위령의 날

묘지의 영혼들의 나들이로

줄지어 하늘길이 막힌다

종달새 노래가 길을 안내한다

접하기 어려운 바로크 고악기와

파이프 오르간 반주의 성가와

바우고개 그리운 금강산

시인 구상이 즐겨 듣던 곡들을

낙동강 강물처럼 투명하고

가을들녁 황금빛 목소리

억새꽃 부드러운 표정과

들국화 향기의 몸짓으로

주님은 나은 목자 아베 마리아

유럽의 자존심인 고음악을

동양의 진주가 맘껏 누려

거장들의 러브콜 눈부시어

서정적인 꽃들이 만발했다

모태신앙 태어나

중고생일 때

모든 종교의 문을 두드린

방황 뒤에 깨달은

내공의 풍성한 길은

관객의 영혼을 맑게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곡

위령의 날 가사를 번역해

이해를 돕는 배려와

앙코르곡으로 다시 부르며

가사 한 구절

잘 못 불렀다 고백하고

가을 단풍 빛으로 선물했다

천리향 만리향 꽃향기로

강물결괴 파도처럼 쉼 없이

온누리 가난한 마음이

가난한 영혼을 위로하는

영원한 가객이길 기도드린다

사계절 높다란 종달새

소프라노 임선혜

천상의 소리로

은사님과 주님을 뵈웠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