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셋이서문학관 까치밥

정종배 2019. 11. 24. 20:29

 

셋이서문학관 까치밥/정종배

ㅡ부잡했던 강종석에게

 

 

은평구 진관동 48길

은평뉴타운 한옥마을

천상시인 천상병 걸레스님 중광 소설가 이외수

셋이서문학관 담장 안

감나무 까치밥을 바라본다

철모를 때 힘만 믿고 밀어부친 적이

한 두번이었는가

세상을 땡감 씹은 얼굴로 살았다

마주 앉은 사람이 불편했고

가까이 오려하지 않았으며

구름 한 점 흩어지길

떮은 맛으로 바라봤다

감들이 내년 농사 지으려

물관을 닫아거는

감나무 만행을 받아드려

늦가을 햇살과 별빛과

달빛과 서리와 비바람을

온몸으로 밀어내다 배어들어

붉은마음 달게 익어

우듬지에 내다는 경이로운

조선의 얼과 마음

마지막 자존심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