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산수유
정종배
2019. 12. 1. 22:14
산수유/정종배
산수유 열매는 단풍잎 털어 내고
벌거벗은 겨울비 소리를
빗방울로 투명하게 매달았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좋긴 좋은 것이라며
구례 산동 가시네들 이가 삭을 정도
밤새 씨를 뱉어냈는데
비아그라 나온 뒤로
사람들 거들떠 보지않네
방울 방울 빗방울 지나온 계절을 매달아
한겨울 눈보라 이겨내자
이른 봄소식을 출입문 앞에 놓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달리는 택배 기사
봄의 전사 꽃눈을 지킨다
그나저나 멀쩡하게 대학 졸업 후
노후까지 일한다는 욕심으로
30대 중반 한의학과 졸업 후
의원으로 근근이 버티다
요양병원 지어 개원했고
교통사고 전문병원으로 갈아탄
두 제자는 밥이나 먹고 사나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