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새치기

정종배 2019. 12. 25. 14:13

 

새치기/정종배

 

 

늦은 오후 화장장 화구 안에

술중독으로 끼어넣은 인공관절

쓰레기통에 던지어 집어넣고

남은 뼈를 분쇄기로 곱게 갈아

도자기 유골함에 담으며

고인의 이름을 보더니

아이고 해병대 동기라며

연락이 닿았으면 오전에

고열로 처리해 드렸는데

뜨거운 전우애로 창밖에

화이트 크리스마스 눈발이

하나 둘 헤아리며 흩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