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소나무

정종배 2020. 2. 21. 21:10

 

 

 

 

소나무/정종배

 

 

소나무 껍질이 빙 둘러

크기나 모양이 다르다

거목으로 자라 그늘 향기 깊고

햇살과 노을과 바람과

새소리 받아들이며

태풍과 비바람 눈보라 이겨내

색도 다를 수밖에 없지 싶다

그럴듯 하게 내뱉고

대책없이 옮긴 말과

생각없는 행동에 상처입은

애들의 마음 속 등걸도

내보일 수만 있다연 저와 같지 않을까

잘못되고 헛살아 미안하다

어떻게 갚아야

그나마 죄값을 치를까

답이 없다

일어설 수

식탁에 앉을 수도

차 마실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