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사랑은 꽃이다

정종배 2020. 5. 11. 20:22

 

사랑은 꽃이다/정종배

 

 

한옥마을 담장 넘어

쪽동백 꽃이 피어 꿀벌들이 꿀을 따다

꽃화분 무게에 겨워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사랑은 꽃이다

사랑은 꽃잎을 떠올린다

자신은 시들어도 당신은 싱싱하길

자신은 떨어져도 당신은 머물기를

바라는 일이 사랑이다

오롯이 당신을 위하여

살피고 챙기고 움직인다

사랑은 실천으로 밝혀진다

사랑은 절절한 습관으로

서로의 가슴에 꽃이 핀다

어쨌든 꽃잎을 내미는

그 일이 사랑이다

매일 전쟁 같은 삶을 살아간다

그 터가 우리 집일 때가 많다

그곳이 바로 꽃밭이다

사랑은 어쨌든 살아 내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