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5.18민중항쟁

정종배 2020. 5. 17. 17:59

 

 

 

 

 

 

 

 

 

 

5.18민중항쟁/정종배

 

 

고향 남녘 빛고을

태극기를 어깨에 단 병사들이

총을 쏘고 대검으로 찌르고

군화발에 납작하게 짓밟히며

자근자근 조지는 진압봉에

정의와 자유의 횃불로 맞서다

풀잎처럼 스러져간

민주주의 열사들의

두 눈 부릅뜬 나무관을

태극기로 감싸며 피눈물을 흘릴 때

서부전선 본포대 행정서기병 손구락은

수시로 동향 출신 병사들을

내무반에 모아놓고 동태 살펴

대대장실 빗발치는 전화기에

이상 없음 부엉이처럼 울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