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중심잡기

정종배 2020. 9. 9. 09:20





중심잡기/정종배


마음의 중심을 잡기 위해
책상 앞에 궁싯대다
샌들 신고 마실길을 걷는다
모래 한 알 뛰어들면
발바닥이 불편하여 샌들 벗어 털어내
몸의 중심이 이동한다
마음의 중심도 옮겨간다
철따라 꽃이 피는 길섶이 중심이다
쓰레기가 쌓이는 구석이 중심이다
도토리가 떨어진 숲길이 중심이다
장마철 먹거리 찾아서 떠도는 유기견이 중심이다
순천집 진순이가 반긴다
분양간 집 성견이 물어뜯어 오른쪽 눈이 없다
진물이 흘러내려
또랑시인 마실길 중심이 되었다
어제 오후 헬리코박터 1차 치료 실패했다
근근이 성한 몸의 중심이 밥통에서
삼시 세끼 식후 30분 잠들기 전
하루 일과 중심이
네 번의 약 먹기로 이동했다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중심으로 움츠리고
한반도에 태풍이 연이어 휘몰아치는 가운데
개검 개먹 기레기
전교 1등 경쟁 낳은 전공의 오만과
그 외에서 특출난 n번방 모멸의
기득권 세력은 꿈쩍않고
제 밥그릇 채우기가 세상의 중심이다
상처 입고 아픈 사람 몸과 마음
중심 잃고 나뒹군다
태풍은 울릉도 일주도로
통구미와 남양 사이 터널에
50톤 테트라포드를 밀어넣어
꺼낼 기계가 없어 깨트릴 수밖에 없다는
자연의 힘도 먼 동해 한 점 섬 이야기다
우리는 섬으로 태어나 세상의 중심이다
연대의 힘으로 섬과 섬을 연결하는
중심의 이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