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개나리꽃
정종배
2020. 11. 19. 02:10
낙이망우 망우리공원 사색의 길
죽산 조봉암 만해 한용운 유택 사이
늦가을 개나리꽃이 피었다
연탄 때는 방 안의 짝 잃은 십자매와
잠수함 속 토끼 한 마리가
자치동갑으로
세상은 이미 미쳐 뒤집어졌는디
나라고 입다물고 가만히 눈감고 있을 수 없다
그래도 양심이 있지
내가 나리 나리 중에 개나리가 아니겠오
저 보고 이뻐라 봄이다 날씨가 따뜻해 좋구나
이런 헌사 내뱉는 분들은 그냥 그대로 가세요
도둑이 살인강도 변신해 목을 졸라 숨 끊어도
나 식구 친척 친구 먼 나라 이야기지
눈 앞에 꽃이 피어도
겨울에 봄날씨라 살기 좋은 세상이라
숨이 끊어 지지 않았는데
우주가 화덕으로 들이밀며 손구구하네요
많이 걷고 제 철 열매 신토불이
이미 글렀어
개나리야 너라도 울어주는 조화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