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고드름

정종배 2021. 3. 3. 16:48

고드름 / 정종배


1968년 1월 21일 청와대 습격하려 북한군 124군부대
마지막 숙영지 사모바위 향해 가는 31명 군화소리 기억하는 등산로
봄눈 내린 길섶의
설해목 솔가지에 고드름이
진한 누런 콧물처럼 매달렸다
마스크 쓴 코를 훌쩍 마시고
발등을 내려다 보았다
어릴적 습관은 흥겹다
고드름 열리지 않으면
능선을 오르는 올동백꽃
봄소식 전하는 꽃입술 트겠다
통일이 와 기뻐하다 떨어지길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