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목련꽃

정종배 2021. 3. 29. 03:07

목련꽃 / 정종배

어디에 서 있어도 북쪽을 향하여
꽃잎을 터트린 목련꽃은
낙화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부고를 내지도 않습니다
다가올 운명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뿐
영원한 안식과 구원의 기도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사랑이란 피었다 떨어지는 꽃잎을
나와 내 식구의 이야기로
웃기도 울기도 하면서
두 눈을 맞춰 주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