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부처님 오신 날
정종배
2021. 5. 19. 06:58
순간순간 깨어 있는 일기일회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무소유로
만남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라
법정스님 맑고 향기롭게 말씀했다
청량리역 버스환승 정류장
청춘들이 동해바다 고래잡으러 떠나는 강릉행
MT강촌 춘천행 비둘기호 타러가는
옛 영화는 어디 가고
노점상들이 단속반에 쫓기면서 놓고간
노숙자 끼니 마약 김밥과
컵라면 국물이 춤을 춘다
휴가 군인 집단으로 배설하는
거룩한 행사는 588 전설로 굳어버려
부처님 오신 날 자비가
오월의 녹음 아래 햇살로 쏟아지길 합장한다
길상사 주지 오년 맡아 어금니 나간 뒤
양평 서종 진대마을 적광암 덕운 스님
무너트린 담장 아래 산작약 피고지고
보이차로 사계절 숲향기를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