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산딸나무

정종배 2021. 5. 31. 02:38



오월 가정의 달
마지막 날 밤을 새는
우레와 번개와 비바람에
예수가 못 박힌 십자가 나무인
산딸나무 꽃잎 지면 열매가 굵어지고
서어나무 연리목 굳어가 한 나이테로 한길을 걸으며 비익조를 부르고
물푸레나무 가지가 다시는 무고한 시민들을 내리치는 곤봉으로 힘 쓰지 않고
곡식 터는 도리깨로 쓰이길 빌지만
도리개질 추수는 옛 이야기로
물푸레나무 반듯하고 우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