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직박구리

정종배 2021. 6. 9. 04:13








직박구리 / 정종배


미영새 박새 쇠박새 동박새 굴뚝새 직박구리
만나면 죽고 못산
옛 애인처럼 헷갈린다
밤나무 꽃이 피자
높은음자리표 촐싹되게 전깃줄에 앉았다
밤나무 삭정이로 옮겼다 부산하다
암컷 수컷 번갈아 한 마리씩
제 목소리 자랑인지 수영복 심사인지
산보길 해넘이 노을빛에
옥녀봉 산자락 젖는다
땅거미 검붉은 발길에 청복까지 누린다
저런 때가 있었던가
골목 화분 나리꽃도 노을빛 한창이다
산 너머 구름도 두더지게임
머리통 들고날고 구경한다
세븐차이나 짬봉국물 태양초 색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