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원앙새 육아일기.9
정종배
2021. 7. 4. 06:16
원앙새 육아일기.9
늦은 장마 비가 저녁 산보길을 막는다
산성정계 웅덩이 원앙새 떠나기 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올 처음으로 반바지에 트럭스 신고서
큰우산 쓰고서 비바람과 싸우며 걸었다
한 사람도 만나지 않았다
원앙새도 나타나지 않았다
수풀이나 큰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해 깃털을 다듬으며
비상을 꿈꾸는 원앙새
앞길을 위하여 기도하며 걷는다
주말이면 차가 꽉 차
꽃그늘 아래 걸을 수 없던
능소화 꽃잎이 떨어져
사슴집 주차장을 차지하고
품위 있고 예쁜 꽃도 떠나야
오감을 즐기고 살아갈 수 있다고
산보길을 밝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