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짝짓기
정종배
2022. 1. 13. 20:18
짝짓기
한겨울 날씨가 연이어 강치다
골짜기 진흙탕도 꽁꽁 얼어 붙었다
이 골 저 골 힘께나 쓴다는 숫컷들
암내낸 암컷 한 마리에게 돋보이려
진흙탕 목욕을 한 후에
나무 밑동 등긁기를 즐기며
힘자랑 하면서 축제의 주인공을 꿈꾼다
몸을 씻고 닦지를 못한다
짝짓기 성지에 흘레도 멈추었다
아랫도리 깨벗은 나무들 떨고 있다
건너편 참나무와 소나무 연리지는
한 나이테로 끌어안고
황혼의 부르스 보란듯이 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