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제주대학 김준표 교수와 짧은 만남 깊고 오랜 이야기

정종배 2023. 9. 26. 09:43

제주대학 김준표 교수와 짧은 만남 깊고 오랜 이야기

어제는 제주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김준표 교수를 만났다. 점심시간 포함 네 시간 정도였다.
김교수 가족사가 민족의 아픔으로 절절했다.
김교수의 외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의 처남 즉 외할머니의 오빠 등 두 분은 6.25 전쟁 때, 20대 후반의 나이로 억지 생을 마감했다.
제주 4.3과 관련 있는 이념의 갈등이 빚은 시대의 비극이라 말하기에는 상처가 너무 깊다.

김교수는 외가 어른 두 분이 희생당한 곳이 함평군 대동면 강운리라 듣고 자랐다.
강운리는 내 고향 앞 냇가인 학교천의 발원지로 백호리를 지나서 십리를 걸으면 오르는 고산봉과 그 산자락 남동쪽이다.
또한, 북한으로 형 대신 의용군에 나갔다, 북한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오영재와 그의 형 오승재 소설가가 자란 곳이다. 오영재 시인의 글에서 남쪽을 생각하면 어릴적 뛰놀던 강운리와 고산봉의 산천을 그리워한다는 내용을 밝혔다.
오영재는 아버지가 교장으로 근무하던 월송국민학교를 다녔다.
학교 옆 집성촌인 동암 마을 낙안 오씨 집안이다.
동암 마을 출신 중에 백병원 제약 관련 사장을 역임한 분이 계셨는데 안타깝게 작년에 작고 했다고 오효진 시인께서 말씀해주셨다.

38년생으로 지금도 돋보기 없이 원고를 쓰는 이명재 평론가 겸 소설가의 고향이 함평이라는 제주대 국문과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서 일요일 오후 2시쯤 연락을 하였다.
이명재 평론가를 만나기 위해 월요일 서울로 제주도에서 올라오겠다는 전화를 주고받는 현장에 있던 나와 전화 통화를 한 김교수가 어제 오전 10시 20분에 집사람 작업실을 찾아왔다.

김교수와 전화를 받은 후 이명재 평론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 일요일 오후 3시 중계근린공원에서 출발하는 독립전쟁 영웅 흉상 철거 백지화를 위한 서울시민 걷기 대회 약속 시간보다 1시간 30분 늦게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부터 대열에 함께 하였다. 육군사관학교 정문 앞 시민대회를 치렀다.

행사가 끝난 후 소설 범도의 작가 방현석 교수 일행인
민족문제연구소 김희원 운영위원부위원장 및 경기동북지부장과
문창과 후배인 더봄출판사 김덕문 대표 사회연대 본부장인 고석배 중대 법대 출신 이영진 국회의원 김한전 보좌관인 이영진 동문 등과
저녁 7시까지 막걸리 한 통 1000원인 집을 소개한 장훈고 제자인 강남욱 서울여대 교직원이 함께 했다.
방현석 일행은 서성란 작가와 제11회 제주 4.3평화문학상 장편소설로 수상한 임재희 작가와 시간을 함께 보낸 후
퇴직 후 거의 없는 늦은 밤 10시 30분에 집에 도착하였다.

집에서 유족회 카페에서 김교수 외갓집 관련된 자료를 뒤졌으나 실패했다.

함평사건 희생자 유족회가 30여 년 갖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모아 정리한 자료집 11집까지 출간했다.
작년 10월 30일 제30회 추모식에서 추모시를 낭독한 인연으로 기증받아 보관 중인 자료집을 보기 위해서였다.

집사람 작업실에서 2시간 동안 내가 듣고 얻은 내용을 얘기했다.

김교수는 제주 태생이다. 외할머니 고향은 함평군 대동면으로 알고 있다. 외할머니 성함은 정순례이다. 외할아버지 성함은 장재형이다. 외할머니 아버지 즉 김교수의 외증조의 성함은 정팔용이다. 본은 진주였다. 김교수는 어릴 적 외할머니 고향이 진주라고 생각하였다.
내 집에 있는 진주 정가 충장공파 족보를 가져와 김교수와 함께
정팔용 정순례 정성훈 이름을 찾았으나 실패했다.
김교수가 제주 4.3 희생자 명단에 있는 함평출신 정찬근 이름도 족보에서 찾지 못했다.

김교수는 외갓집 자료를 찾기 위해 작년 함평을 처음 찾았다. 주포에서 일박을 하였다. 퇴직 후 살아가도 될 곳으로 함평은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
함평군 발행 군사 대동면 편에 정성호(인제대학 사무국장) 이름을 확인하였다. 정성호는 외할머니의 조카, 즉 외할아버지와 함게 경찰에 의해 생을 마감한 외할머니 오빠의 조카이다. 정성호 이 분만 찾으면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
인적 연결망을 통해서 확인하였으나 거의 접근을 하였으나 그 분은 작년에 돌아가셨다. 그 후손들과의 연결은 숙제로 남았다.

김교수의 어머니는 10여 년 전에 돌아가셨다. 막내 이모님은 살아 계신다. 막내 이모가 태어나자 예쁜 둘째 딸 얼굴을 보고 싶어 함평 처가에 들렀다가 외할아버지 처남 즉 외할머니 오빠를 아는 경찰에 의해 두 분이 총살을 당했다. 동네 사람들의 신고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정근욱 유족회 회장과 통화를 하였으나 개별 사건이라 신고하지 않으면 명단을 파악할 수 없다는 말씀이다.

오는 10월 30일 오전 11시 함평군 월야면 달맞이공원 추모의 공간에서 치르는 제31회 함평사건희생자추모식에 함께 참석하기로 약속했다.

비행기 탑승 시각에 맞춰 3시까지 김포공항에 도착하기 위해서 구파발역 공항버스 정류장에서 헤어졌다.
70여 년 전 이야기를 되새기는 이야기로 소설 같은 24시간이었다.
김교수는 소설을 써서 외할머니 집안을 이야기하겠다 다짐 한다.

이명재 평론가께서 치과 진료 10시 예약을 깜박 잊고
약속을 잡아 함께 이야기를 못 나눈 미안함으로 점심을 냈다.

혹 앞에 말한 내용이나 사람을 아시는 분은 댓글로 저에게 연락을 주십시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