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등산로

정종배 2019. 2. 16. 21:01

 

등산로/정종배

 

 

산속 길은 산짐승이

제일 먼저 뚫는다

눈발도 짐승 길을 좇아가

하얗게 산길을 포장한다

나뭇꾼 대신하여 등산객들

단풍잎 복장으로 산길을 넓힌다

장맛비와 등산화는 경쟁하듯

등산로와 숲 속을 파먹는다

메아리도 메마르게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