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냄새/정종배
서동탄행 제기동역
내리는 손님 없고
타는 손님 노인들뿐
오늘도 할머니 두 분 할아버지 한 분
들어서자 냄새가 범람한다
할아버지는 물주인지 허허 웃기만
목소리 큰 할머니 건너편에 자리잡고
입을 꼭 다문 짝궁에게
내일은 홍어 애탕으로 한 잔 하자
잘 가라 내일 또 보자
우리 인생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렇게 한 잔 하며 보내는게 제일이지
앉은 자리 일어나
짝궁 앞에 서서 되새긴다
응응 입 다물고 대답하지만
이미 고향 냄새는
내 심장을 뜨겁게 삭히여
열차는 쉼없이 내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