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견/정종배
멧돼지에게 밀려난 유기견
먹이 사냥 나간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견
천정 높이 낮아 지겨웠을까
배가 고파 지쳤을까
문 없는 제 집 앞에 나앉아
가장 사나운 짐승에게
비밀의 거처를 알려준다
어미견은 저녁 끼니 구하지 못했는지
주차장 쓰레기를 뒤진다
내 어릴적 외가에 요양했던
엄마도 저렇듯 노을에
자식 걱정 얼이 빠지지 않았을까
고향 뒷산 팔장수 고분 위에
깜박산 너머 서해바다
노을빛 스러질 때까지
머뭇대던 아기별빛
오늘 밤도 빛나겠지
저녁노을 여느 때보다 검붉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