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고구마꽃

정종배 2019. 8. 25. 09:50

 

고구마꽃/정종배

 

 

근심을 버리고 걱정없이 걷고 싶어

망우리공원 사색의 길을 찾아 가다

망우역 3번 출구 입구 짜투리땅

고구마꽃을 구경하며

어르신들 정치 훈수 귀를 씻다

작금의 사태 입만 열면

정치 혐오를 일으켜

이익을 얻으려는 인물들

머리를 쓰긴 쓰는디

맛이 간듯 싶다

낮에는 땀 흘린다며

그늘 아래 뒹굴다

밤고구마 먹고 싶다

밤중에 고구마 순을 묻는다

물고구마 먹고 싶다

고구마 순 묻고 물을 준다

 

100년만에 고구마꽃 피었다

BAT만나듯 호들갑이지만

고구마 밑이 잘 들지 않는

척박한 땅이라

자연의 섭리로

후손을 잇고자 꽃이 핀다

원산지 남아메리카에서는

흔히 보는 꽃으로

이상고온 경고의 지표인

아열대로 변하여 꽃이 핀다

조선통신사 꽁무니 통해서

고코이마로 들어와

고구위마였다

고구마로 자리잡아

간병중인 엄마 뵈려간

무안 도산 외갓집

밤고구마 먹고 체해

내 국민학교 2,3학년 봄학기

연 이태 일주일씩 결석한 구황작물

요즈음엔 웰빙먹거리로

다양하게 수입한 종류에 따라 꽃이 핀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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