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을 바라보며/정종배
등산화 끈을 매고
아파트 출입문을 열고나가
생태다리 지나서 둘레길에 들어서면
백운봉 국망봉 노적봉 삼각산이 보인다
스틱에 힘을 주고
마음만 등산로를 오른다
군에서 자살사고 문제로 고문당해
종주산행 끝마칠 시각이면
질질끄는 성치 못한 무릎을
살살 달래 썼어야 했는데
운전할 때 습관인 추월하면
따라잡아야 직성이 풀리는
쪼잔한 짓거릴 20년 넘게 즐겼다
하산할 때 앞을 내준 적이 없었다
그 대가로 둘레길 위에서
그 때에 조심했어야 했는데
침을 삼키며 뒤돌아
삼각산을 바라만 본다
노을이 바위를 끌어안고
단단하다고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