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수화 김환기 풍으로
수해바다 이파리 이 시린
푸르른 이바구로
멍이 들어 고요한 가을 하늘
못쓸 병들어 3년째 치료하는
엄마 왜 우리 집에 안 가
외갓집 무화과 무성한 그늘이 들이우는
툇마루에 앉아 셋째 놈
철없이 졸라대면
멍하니 올려다본 하늘빛이
분명 오늘보다 짙푸르렀다
엄마 엄마
오지 않은 울 엄마
수화 김환기 화백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풍으로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은 외가 툇마루에 앉아
한 점 한 점 찍어
그 때 젊은
엄마 얼굴
그리다 잠들고픈
무화과 익어가는 가을 오후
한 입 물면 쏙 들어와 톡톡 터지는
무화과 향기로
저 깊고 높다랗게 푸른 하늘
멍든 가을 하늘
'정종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간고사 (0) | 2017.09.26 |
---|---|
성북동 답사 중랑구립도서관 우리고장역사문화 가족과 함께 알기 (0) | 2017.09.25 |
가을비 소리에 환승을 놓치다 (0) | 2017.09.11 |
발치 (0) | 2017.09.04 |
박일환 시집 덮지 못한 시집 (0) | 2017.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