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피정

정종배 2020. 1. 13. 08:48

 

 

 

피정/정종배

 

 

고해소 앞에서

지난 일을 되돌아본다

진심으로

뉘우쳐서 아프기보다

부끄러운 자신을 마주하여 더 아프다

사랑을 이루려는 자리가 되지 않고

죄를 씻기는커녕 서로의 잘못을 곱씹느라

죄 속에 허덕이는 피폐한 영혼들이

맞닥뜨리는 자리가 되지 않도록

서로에게 죄를 짊어지우는 일만큼은 없어야한다

제일 가까운 이들과

평범한 일상에서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내 자신을 비워내고 내어주고 참아주는 만남이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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